분당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최근 탈모치료 중이다. 어린 나이에 탈모치료라 하면 모두가 의아해할 텐데 특히나 A군은 단순한 남성형 탈모와 달리 발모벽으로 인한 탈모였다.
탈모라면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만 ‘발모벽’ 혹은 ‘발모광’은 다소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발모벽은 비정상적인 심리적 욕구에 의해 자신의 털을 뽑으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머리를 뽑는 것으로 주로 10세 이하의 여아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수험생, 청소년에게도 자주 발견되고 있다.
털을 뽑는 부위는 두발, 눈썹, 속눈썹, 턱수염 그리고 드물게 몸통,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서도 볼 수 있는데, 유아기나 청소년기에는 털을 뽑는 행위를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남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몰래 뽑거나 자신의 털을 뽑았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조기치료와 적절한 관리가 진행되지 않으면 이러한 발모벽 증상이 이후 심각한 성인 탈모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
특히 발모벽으로 인한 탈모는 모발이 고르게 가늘어지며 빠지는 일반적인 탈모와는 달리 탈모 부위의 경계가 불명확하고 모발 밀도와 두께는 정상적이지만 절단모와 파열모가 많다. 또, 발병 초기에는 원형탈모와 증상이 비슷한데 스트레스에 노출된 환경의 유사성으로 인해 실제 원형탈모와 같이 나타나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심한 경우 모발 전체가 빠지는 전두 탈모로 진행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발모벽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학업 및 부모의 기대치 등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이들이 털을 뽑으며, 긴장감을 해소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데서 시작하므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몸 치료와 손상된 모발 및 두피를 회복하는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에 한의학계에서는 우선 스트레스와 잘못된 식생활습관 등을 개선하고 모근의 성장을 유도해 모발이 잘 자라 나올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한약 처방을 시작으로 체질적 균형을 회복한 후 모근의 성장이 이루어지면 이러한 치료 효과를 지속,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3단계의 치료프로그램을 처방함으로써 발모벽과 탈모, 두 가지 치료가 모두 가능하다.
발모벽으로 인해 탈모가 진행되면 자신감이 결여돼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에 발견한 즉시 치료에 나설 것을 권하는 바이며, 발모벽 치료와 함께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주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기억하기 바란다.
<제공=최동기 원장, 정리=강인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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