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이야기]원형탈모 치료, 스트레스 이기는 몸 만들기부터
2008-05-26 오후 3:13:14 게재
“어~! 이게 뭐에요? 머릿속이 여기저기 비어있어요~!” 얼마 전 간신히 짬을 내 다녀온 미용실에서 미용사가 머리를 다듬다가 하는 말이다.
무슨 소린가 보니,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동그랗게 빠져 있다. 크기도 제각각 손톱보다 작은 크기도 있고, 5백원 동전보다 큰 것도 있다. 그런데 여러 개라니. 몇 달전부터 업무스트레스에 잠도 설치고,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더니 머리가 많이 빠진다고 느끼긴 했는데, 내가 다발성 원형탈모라니.
처음 한 개의 원형탈모가 생겼을 때 저절로 나았다, 두 번째는 놔두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머리가 나지 않아서 피부과에서 면역요법까지 받고 회복되었는데, 이번에는 점점 탈모반의 개수도 많아지고, 점점 커지는 것이 불안하다. 내게 무슨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닌가? 이제는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는 것도, 갈수록 휑해지는 머릿속을 누가 볼까 무서워 이젠 집밖에 나가기도 무섭다.
진료실에서 재발성의 다발성 원형탈모환자와 흔히 나누는 대화중에 하나이다.
그렇다면 난치성 원형탈모는 어떻게 치료하는 것이 좋을까? 지난 번에 우리는 치료대상인 원형탈모가 크게 스트레스와 면역학적인 원인 때문에 생기는 것임을 알아보았다. 치료는 역시 그 원인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발병한 병을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라고 치료방안을 말한다면 오히려 환자를 더한 스트레스로 내몰 뿐이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투를 예로 들자면 적을 부수는데 관심을 두기 보다는 아군의 힘을 길러 적이 달려들지 못하게 하는데 치료의 역점을 둔다는 뜻이다.
동일한 환경과 조건속에서도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나 지각도가 다른 것은 환경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의 차이이다. 타고난 성격이나 천성이야 바꾸기 힘들겠지만, 외부 환경에 대항하는 인체를 보다 건강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의학적으로 보았을 때 사람의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이라는 칠정(七情) 역시도 오장육부(五臟六腑)의 통제를 받고 있는 영역임을 감안 할 때 몸이 건강함은 곧 마음도 건강해 질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자가면역질환으로서 원형탈모는 인체가 적과 자신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인체의 기강(紀綱)이 잘못되어 있는데, 이것이 두피에 면역기능을 억제한답시고 약 발라준다고 낫겠는가? 아니면 그 부분에 발모효과 있는 약 발라준다고 낫겠는가? 또는 두피관리 잘해준다고 이 문제가 해결이 될 수 있겠는가? 인체의 기강(紀綱)을 바로잡고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 가장 관건일 것이다. 바로 면역체계와 인체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것이 원형탈모를 두피나 모발에 약을 바르고, 머리 나는 약을 먹는 치료가 아닌 몸치료를 통해 치료해야하는 이유이다.
오장육부(五臟六腑)를 다스려 칠정(七情)의 폭주(暴注)를 막고, 부질없는 화열(火熱)을 식히고, 소모된 기혈(氣血)을 보충하면서 순환(循環)까지 도와주면 원형탈모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재발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김용진 경희봄한의원 원장